스위스 여행 3박 4일 일정: 인터라켄과 그린델발트에서 만나는 알프스의 절경
프랑스에서의 멋진 여정을 마치고, 이제 스위스로 향할 시간이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점점 달라졌다. 프랑스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사라지고, 점차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대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기차가 인터라켄에 가까워질수록 창밖으로는 그림 같은 마을과 푸른 호수가 보였다. 인터라켄(Interlaken)은 ‘호수 사이’라는 뜻처럼 툰 호수(Lake Thun)와 브리엔츠 호수(Lake Brienz)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이미 어둠이 깔린 시간이었지만, 은은한 가로등 불빛이 반짝이는 거리 풍경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첫째 날: 인터라켄 도착과 야경 산책
숙소에 짐을 풀고 난 후,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밤이지만 인터라켄의 거리는 여전히 활기찼다. 메인 거리인 Höheweg를 따라 걸으며 스위스 특유의 평온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산속 마을이지만 다양한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잠깐 들른 레스토랑에서 스위스 전통 요리인 ‘퐁듀’를 맛보았다. 따뜻한 치즈에 빵을 찍어 먹는 이 요리는 알프스의 차가운 밤공기에 더없이 잘 어울렸다. 그리고 인터라켄에서 꼭 해봐야 한다는 스위스 초콜릿도 하나 구입해 숙소로 돌아왔다.
둘째 날: 융프라우요흐 – 유럽의 지붕에 오르다
아침 일찍 기상하여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인터라켄에서 출발하여 그린델발트를 거쳐 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에서 다시 기차를 갈아타면 된다. 이동하는 동안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초록빛 목초지와 알프스의 웅장한 설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융프라우요흐는 해발 3,454m로 ‘유럽의 지붕’이라 불린다.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스핑크스 전망대(Sphinx Observatory)로 이동했다. 눈앞에 펼쳐진 알프스의 장대한 설경은 감탄을 자아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하늘과 눈 덮인 산봉우리들이 만들어낸 조화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그다음 얼음궁전(Ice Palace)로 이동하여 얼음으로 조각된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을 감상했다. 마지막으로 알레치(Aletsch) 빙하를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운 풍경에 말문이 막혔다.
오후에는 기차를 타고 다시 인터라켄으로 내려왔다. 하루 종일 산속에 있다 보니 따뜻한 음식을 먹고 싶어 로컬 레스토랑에서 ‘뢰슈티(Rösti)’를 주문했다. 감자를 얇게 채 썰어 바삭하게 구운 요리는 피로를 녹여주는 듯했다.
셋째 날: 그린델발트 – 동화 같은 마을 속으로
오늘은 그린델발트(Grindelwald)로 이동하는 날이다.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알프스의 매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린델발트는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풍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아기자기한 샬레(Chalet) 스타일의 건물과 푸른 초원이 어우러져 있었다.
가장 먼저 피르스트(First) 전망대로 향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점점 높아지는 산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정상에 도착하자, 멀리 펼쳐진 알프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① 피르스트 플라이어(First Flyer)
짚라인을 타고 알프스를 가로지르는 체험이다. 시속 80km로 질주하며 아래로 펼쳐진 초원과 산을 바라보는 짜릿함이 일품이었다.
② 피르스트 글라이더(First Glider)
독수리 형태의 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액티비티였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순간, 마치 새가 된 듯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③ 피르스트 클리프 워크(First Cliff Walk)
절벽 위에 설치된 철제 다리를 따라 걷는 체험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높이지만, 앞에 펼쳐진 장엄한 산세 덕분에 두려움보다는 감탄이 더 컸다.
액티비티를 마친 후, 알프스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적한 길을 따라 산책했다.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 나무로 만든 작은 오두막, 그리고 흐르는 시냇물 소리까지… 이곳의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저녁에는 그린델발트의 한 전통 가옥에서 숙박을 하기로 했다. 창밖으로는 알프스의 밤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마지막 밤을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어 더없이 행복했다.
넷째 날: 이탈리아로 출발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정리한 후, 기차를 타고 이탈리아로 향했다. 창밖으로 스위스의 마지막 풍경을 눈에 담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이번 여행에서 알프스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고, 다시 한번 이곳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이탈리아에서의 새로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 여행지에서 어떤 멋진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까? 기대감에 가슴이 설렜다.